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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학년도 2학기에미래 저널리즘이라는 강의를 처음 열었다. 이후 2022 2학기에도 과목을 강의했는데, 학생들은 과목을 다소 낯설어해 같다. “미래 저널리즘이 도대체 무엇이지?”, “저널리즘의 미래를 말하나?”, “혁신을 추구하는 저널리즘인가? 여러 궁금증이 앞선 모양이다. 필자는미래 뜻하는 의미에 무게 중심을 두고 상식 차원에서 흔히 생각하는 의미를 뒤틀어 보고 싶었다


국립국어원이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미래(未來)’ 앞으로 또는 언어 발화 순간이나 일정한 기준적 시간보다 나중에 오는 행동, 상태 따위를 나타내는 시제 등을 뜻한다. 영어로 ‘future’ 의미도 거의 같다. 어원사전(https://www.etymonline.com/) 보면, 라틴어 ‘futurus’에서 유래했는데, 존재하거나 성장한다(to be, exist, grow) 뜻을 담는다. 필자는 무엇인가가 꿈틀대고 움직인다는 뜻에 주목해 미래 저널리즘을 구상했다. (물론, 저널리즘의 미래가 어떻게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앞으로 10, 20, 또는 30 안에 신문사, 방송사, 인터넷 뉴스 사이트 한국 언론계가 정확히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고백이 솔직한 대답일 것이다. 과거-현재-미래라는 선형적이고 방향으로 고착화한 관점에서 미래 저널리즘을 본다면, 결정론적인 사고라는 비판을 받을 있다. 물론 언론이 걸어온 과거를 역사나 철학이라는 관점에서 고찰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 미래 저널리즘에서미래 엉뚱하고 약간 어렵게 느낄 있으나, 2 미분(second derivative) 뜻하는 내용과 유사하다. 위치 함수(position function) 1 미분하면 속도(velocity)이며, 이를 2 미분하면 가속(acceleration)이라는 점은 미적분학에서 배우는 부분이다. 가속이라는 성질이 필자가 생각한 미래 저널리즘에서 미래다. 미래는 앞으로 나타날 뉴스 생산 방식이 아니라 현재 생생하게 존재하며 기존 뉴스 관행을 벗어나 무엇인가 역동적인 특징을 발현하면서 변화의 힘과 지속성을 강하게 발휘하는 과정이다. 과정을 채택하면 뉴스편집국에서 관련 변화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감지할 있으며, 이를 채택하지 않은 언론사와 크게 차이가 있다.


따라서 미래 저널리즘은 기존 뉴스 제작 관행에 변화를 가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차별점을 끊임없이 만들고 수정하고 이어간다. 국내외 뉴스 시장에서 이러한 시도를 하는 언론사들이 분명히 있다. 영국 신문사인 가디언(Guardian) 홈페이지에는오디오’(https://www.theguardian.com/audio)라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는 가디언 편집국장이나 부장 기자들이 나와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거나, 이민, 환경, 경제 여러 주제를 전문가를 등장시켜 보도하는 이른바 팟캐스팅 서비스로 구성이 상당히 풍부하다.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들을 있다. 유튜브 뉴스 채널은 광고가 많아 영상임에도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지만, 이처럼 귀로 듣는 뉴스 콘텐츠는 기자의 목소리에만 의존하는 구술성이 강하며, 광고도 현재까지 거의 없어 집중해 들을 있다


뉴욕타임스도 가디언과 비슷하게팟캐스트(Podcasts)’ 정치, 경제, 문화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룬다. 또한, 신문은 상당수 디지털 뉴스에 ‘5 MIN READ’, ‘7 MIN READ’처럼 읽을 걸리는 시간을 단위로 표시해놓았다. 독자라는 존재는 기사를 읽는 주체이니, 이들에게 기사를 선택하기 전에 읽는 걸리는 시간을 알려준다. 2000년대 초에 뉴욕타임스는 기사 본문에 나오는 어려운 단어가 있을 , 컴퓨터 마우스를 단어에 대면 뜻을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 언론사의 디지털 뉴스에서 이들 유형은 찾기 힘들다. 중앙일보가귀로 읽는 사설이라는 이름으로 사설을 읽어주는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한겨레는공덕포차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정도다


미래 저널리즘에 속하는 다른 유형으로 기사 본문 옆이나 마지막에 취재 목적과 과정, 기사에 담은 해법의 의미 등을 풀어 제시하는 설명 문구가 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의 미디어 참여센터 연구진이 USA 투데이(USA Today) 테네시언(Tennessean) 보도한 기사에 취재 과정을 설명하는 ‘Explain Your Process’ 항목을 추가했을 , 평판도, 정보성, 신뢰성, 공정성, 투명성, 정확성 등에서 항목이 없는 기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Masullo, Curry, & Whipple, 2019). 


이들 예는 일부에 불과하며, 뉴스 제작 관행에 균열을 일으키면서 긍정의 관점과 품격을 중시하는 자세로 독자와 이용자에게 좋은 정보를 전달하는 역동성은 계속 시도된다. 특히,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외부 자료를 분석해 기사를 작성하고 보도 자료나 기존 기사에서 핵심을 추출해 요약하는뉴스 자동화(news automation)’ 시도도 미래 저널리즘에 속하는 유형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관심 있는 이들이 미래 저널리즘을 직접 정의하고 실체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노력이다


신문방송학과 임종섭 교수 ('미래 저널리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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