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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차()향은 온기를 타고 흐르고


 예절의 맛, 한국 전통 다례의 기본부터 그 과정까지

불을 피워 물을 끓이고 차를 우려내는 일련이 과정을 통해 인간은 '나'를 다스리고 '남'을 마주보며 교류해왔다. 

예로부터 차() 문화는 단순한 식문화를 넘어 인류사에 깊게 정착한 전통이었다. 이러한 차 문화, 현대에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정착했을까?

<편집자 주>

 

다례는 차를 대하는 예절인 동시에, 자신을 갈고닦는 일종의 수양법으로 오랫동안 그 전통을 지켜왔다. 한국 전통 다례 전문가를 만나 기본적인 다례 순서와 도구들에 관해 알아봤다.


다례를 위해 준비할 것들


다례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크게 다구(茶具), 찻잎, 물, 그리고 다과다. 한국의 다례 문화가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복잡한 다구 종류와 생소한 명칭 때문이다. 한국 전통 다례 전문가 김혜정(56) 씨는 “다구의 모든 종류를 알 필요는 없으며, 기본적인 용어들만 알아두면 된다”며 “핵심은 쉽고 편안하게 차를 즐기는 것”이라 전했다.

다례에 사용되는 모든 용기를 다구라고 한다. 기본적인 다구 종류는 다음과 같다. 찻잎을 넣어 차를 우려내는 주전자를 ‘다관’이라 하며, 차의 맛을 좌우하는 만큼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기이다. 차의 맛을 내기 위해 끓인 찻물을 식히는 그릇은 ‘숙우’, 데운 물을 버리는 그릇을 ‘퇴수기’라고 한다. 이 밖에도 차를 우릴 만큼만 넣어두는 작은 항아리인 ‘차호’, 찻잎을 다관에 넣을 때 사용하는 찻숟가락인 ‘차시’, 차를 마시는 용기인 ‘찻잔’, 다구들을 올려놓는 ‘찻상’, 찻상 위에 까는 삼베인 ‘다포’가 대표적인 차 도구이다. 다과의 경우 필수적인 준비물은 아니나, 차를 더욱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알아두면 쓸모있는 다례 순서 


기본적인 다례 순서는 어떻게 될까. 다례 문화에서 알아둬야 할 또 다른 용어는 팽주와 팽객이다. 팽주는 차를 내리는 사람, 팽객은 손님을 의미한다. 3인 기준으로 팽주가 팽객들 사이에 앉으며, 팽객의 방향에서 왼쪽이 상석, 오른쪽이 하석이다. 다례 전 팽주와 팽객은 차를 통해 서로의 정신을 공유한다는 의미로 예를 갖춰 인사를 나눈다.


본격적인 다례의 첫 번째 순서는 예열이다. 팽주는 차행주를 들고 탕관으로 끓인 물을 숙우에 부어준다. 그 뒤 숙우의 물을 다관에 부어 예열하고, 남아있는 잔의 물을 퇴수기에 버리고 정리한다.


두 번째 순서는 우리기이다. 팽주는 다관 뚜껑을 열고 차 행주를 내려놓은 뒤, 다관에 차호에 담겨 있는 차를 2~3스푼 정도 넣어준 뒤 다시 뚜껑으로 다관을 덮는다. 찻잎을 뜰 때는 넓은 숟가락을 이용하며, 차호를 제자리에 둘 때는 손이 숙우 위를 지나지 않도록 옆으로 피해 이동한다.


세 번째 순서는 물 붓기이다. 숙우의 물이 7~80도로 떨어지면 그 물을 다관에 부어준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오른손의 움직임은 숙우 위를 지나지 않는다. 예열된 찻잔의 물은 퇴수기에 버리고, 잔을 준비한다.


마지막 순서는 찻잔에 차를 따르는 것이다. 차를 따르기 전, 행주로 다관을 받쳐 들고 잠시 차통을 돌려준다. 이후 잔보다 2~3cm 위에서 팽주 쪽 잔부터 차를 따른다. 처음에는 잔의 20퍼센트만 부어주고 두 번째부터 다관의 모든 차를 부어주는데, 이를 ‘두번돌림’이라고 한다. 이는 따르는 잔의 처음과 끝이 섞여 잘 희석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차를 모두 따른 후 팽주는 팽객에게 찻잔을 건네준다. 이때 팽주는 찻잔을 건네주기 전 잠시 멈춰 예를 갖춘 후 건네준다.


팽주와 팽객은 차를 마시기 전 차를 잘 마시겠다는 의미로 인사를 나눈다. 차를 마실 때는 오른손으로 잔을 감싸고 왼손으로 잔을 받든 뒤, 세 번 만에 나누어 마신다. 이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다식과 함께 차를 마신다.


격식은 덜고, 예는 더하는 한국전통다례


한국 전통 다례는 일본의 다도, 중국의 다예에 비해 덜 엄격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김 씨는 “한국의 차는 상대적으로 온도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격식을 엄격하게 차릴 필요가 덜하다”며 “우리나라 다례의 핵심은 예절을 갖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것에 있다”고 전했다.


이나윤 기자 sugar03@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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