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젝(Gojek)은 자카르타, 태국, 인도, 캄보디아의 가난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다.” 2019년 말레이시아 유명 택시 브랜드의 대표가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여 인도네시아 내에서 큰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말레이시아는 아직 고젝과 같은 오토바이 택시가 합법화되지 않은 상태로, 견제성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만, 추후 해당 발언자는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하며 사건은 일단락되었습니다.
오늘날 오토바이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흔한 교통수단입니다. 2023년 7월 16일을 기준으로 인도네시아의 오토바이 대수는 1억 3천만 대, 정확하게는 130,536,506대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오토바이가 가장 대중적인 이유는 다양하지만, 경제성(가격, 관련 담보 대출 상품 등)과 효율성(도로사정, 대중교통 미흡 등)이 대표적인 이유입니다. ‘대중적인’ 또는 나아가 ‘가난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오명까지 받는 이동 수단으로서의 오토바이는 그 첫 등장은 현재와 사뭇 다릅니다.
오토바이는 1893년 설탕공장 기계공이던 영국인이 주문한 독일산 오토바이가 인도네시아에 첫 상륙한 오토바이였습니다. 이후 주로 유럽제와 미제 오토바이(이후 일제 오토바이들도 수입됨)들이 인도네시아에 수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 오토바이는 보통 공무원, 경찰 등의 공적 업무를 위해 구매되었으며, 당대의 오토바이 광고들은 현지어가 아닌 네덜란드어로 이루어진 것을 종종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광고의 주요 타겟층이 유럽인(또는 유라시아인), 혹은 네덜란드어를 교육받을 수준의 고위급 현지인이었다는 사실을 추측하게 합니다. 이러한 당대의 묘사는 동시대의 인도네시아-네덜란드 혼혈 작가인 비센트 마휴(Vincent Mahieu)의 작품에서 집단 라이딩을 하는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이 사립학교 선생, 배우, 학생, 점원 등 현지인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직종에 종사하며, 유럽제 오토바이를 타는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의 상징이던 오토바이는 신질서 시대에 들어서며 ‘젊음’의 상징으로 변합니다. 신질서(Orde Baru) 정부가 들어서며 인도네시아는 급진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과거 1900년대에는 오토바이가 아닌 자전거만해도 엘리트의 상징이었다면, 시대가 변하여 일부 중산층 청년들에게 자전거는 이미 철 지난 유행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수도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여유가 생긴 재정상황과 더불어 가정 내 텔레비전, 스테레오 세트, 카세트 레코더 등의 미디어 기기의 공급 활발과 함께 도시 중산층이 출현하게 되었습니다. 테구 에샤(Teguh Esha)의 소설 [Ali Topan] 3부작에서 다뤄지는 주인공(고등학생)이 친구들과 우리의 과거 명동 거리와 같은 블록엠(Block M) 거리에서 폭주하는 장면을 통해, 당대의 불안한 도시화와 경제 성장으로 인한 부의 상징에서 중산층 청년들의 아이콘으로 변한 오토바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오토바이는 상류층 문화에서 중산층의 ‘젊음/청춘’의 아이콘을 지나 서민적 교통수단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의미가 변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그 위치가 어떻게 될지,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정책 등 여러 이슈들이 머리에 스치며 궁금해집니다.
공아람 (서강대 동남아시아학협동과정)
[참고문헌]
Gojek 'only for the poor' resistance in Malaysia is part and parcel of expansion _The Jakarta Post
Sejarah Otomotif Indonesia dari Motor 1893 dan 'Kreta Setan' _CNN Indonesia
Cars, bicycles and colonial legacies _The Jakarta Post
https://www.thejakartapost.com/news/2013/10/06/cars-bicycles-and-colonial-legacies.html
Ali Topan dan Geng Motor _ detiknews
https://news.detik.com/kolom/d-1895429/ali-topan-dan-geng-motor
The Hunt for the Heart: Selected Tales from the Dutch East Indies_ Vincent Mahieu
Ali Topan Anak Jalanan _ Teguh Esha
Sony Karsono (2021) “Flâneur, Popular Culture and Urban Modernity: An Intellectual History of New Order Jakar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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