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이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신미정(경제04), 전소영(프문 09) 동문을 만나다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3.07.14 11:19:43
조회 2,907



  

 “지금 이 길이 맞는 걸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여러 불안으로 인해 인생의 도전을 망설였던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여기 그 두려움을 딛고 삶의 방향을 바꾸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낸 두 동문이 있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정규직 아나운서, 기상캐스터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과감히 버리고, 최근엔 작가로서의 첫 에세이를 출간한 신미정(경제, 정외 04), 전소영(프문, 경영 09) 동문의 이야기를 서강가젯이 들어보았다.

  

  

 # 낯선 곳에서 굿모닝, 신미정 동문

  

  

  

서강가젯 독자 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서강대학교 04학번, 경제학과 정치외교학을 복수전공한 신미정입니다.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신미정입니다"라는 소개 멘트가 제겐 가장 익숙한데, 최근에는 '신미정 작가님'으로 불러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기분이 묘해요. 졸업 후 방송사에 입사했지만 더 재미있는 걸 하고 싶단 이유로 퇴사 후 틈나는 대로 여행을 다녔고, 그때의 글을 모아 최근 에세이 『낯선 곳에서 굿모닝』을 출간했습니다. 전 이상은 큰데 실천은 서툰 편, 그리고 무용한 일에 정성껏 시간을 허비하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관심받는 걸 좋아하지만 혼자인 게 편한 선택적 외향인이랄까요. 여전히 주된 일은 방송이지만, 올드미디어뿐만 아니라 유튜브나 틱톡, 강의플랫폼 등 온오프라인 모든 미디어에 다 손대고 있어요.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이 가장 정확한 수식인 것 같습니다.

  

  


▲ 신미정 동문 (경제, 정외 04)

  

  

  

MBC sport+, OBS 등의 방송국에서 정규직 아나운서로 활동하시다가, 프리랜서로 전향하신 계기가 있나요? 또 유튜브나 틱톡 등의 영상 플랫폼 계정을 운영하시고, 책도 출판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퇴사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보다 더 재미있는 걸 하고 싶었고, 보다 더 진취적으로 해내고 싶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약간 유치할 수도 있지만) 보다 더 유명해지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퇴사 후 막연하게 잘될 줄 알았던 마음이 있었는데 현실은 전혀 아니었어요. 일은 있는 듯 없는 듯하고, 통장은 점점 가벼워지고, 다른 사람들의 SNS나 방송을 보며 자괴감에 빠지고, 불안하면서도 내가 선택해서 나온 거니 하소연할 데도 없었죠. 가만히 있는 시간을 견딜 수 없었고 사람들은 만나기 싫어서 자꾸만 뭐든 했어요. 그림을 그리고, 글도 쓰고, 무용을 배우고, 사진을 찍고, 영상을 편집하는 등등... 그래도 자꾸만 타인의 행복한 순간과 보잘것없는 나를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도 여행을 좋아했는데 퇴사 후 시간이 많아졌잖아요. 덕분에 남미, 유럽, 동남아 등등 어디든지, 그리고 짧은 국내 여행부터 ‘한 달 살기’까지 다양한 여행을 즐길 수 있었죠. 이런 여행의 시간을 글, 사진, 영상으로 남겼습니다. 여행 브이로그를 올리는 유튜브 채널은 이렇게 시작됐어요. 그리고 여행하며 기록한 사진과 글이 출판사와 연을 맺게 했고, 이것들이 모여 결국 『낯선 곳에서 굿모닝』을 탄생케 했네요. 틱톡의 경우 우연한 기회로 시작한 '뉴스의 신 신아나'라는 계정이 좋은 반응이 얻어 계속하고 있어요. 운영하면서도 줄곧 신기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뭐 해, 뭐라도 하자, 재밌어 보이니까 하자, 하고 싶으니까 하자’는 생각으로 살다 보니 어느덧 서른일곱의 저는 ‘어쩌다 여행작가, 어쩌다 유튜버, 어쩌다 틱톡커’가 되었습니다.

  

  

  

최근 여행작가로서의 첫 에세이 『낯선 곳에서 굿모닝』을 발간하셨어요. 책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정처 없는 발길을 붙잡아 세운 빵 냄새, 짭조름한 올리브, 경계 없는 무한의 세계 우유니… 일상과 다르지 않은 사소한 순간부터 평생 한 번 경험하기도 쉽지 않은 특별한 순간까지, 언어도 날씨도 공기도 모두 낯선 곳에서 경험하는 여행의 찰나를 예순다섯 개의 에피소드에 담았습니다. 완벽하고 한없이 멋진 여행기와는 거리가 제법 있고, 친절하거나 대단한 정보를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8~9년 동안 여행하며 썼던 글들을 다듬고 매만졌어요. 세상을 향해 잔뜩 날을 세운 채 떠났던 여행은 글에서도 그 감정이 숨겨지질 않더라고요. 다시 보니 너무 부끄러웠지만, 감추거나 꾸미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구질구질하고 엉망진창인 여행자의 모습도 제법 있어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도 많고요. 사람에게 상처받고 떠난 여행인데 또 사람을 만나고 배우고 힘을 얻고 했더라고요. 참 아이러니하죠. 이과수, 마추픽추, 스카이다이빙처럼 누군가의 버킷리스트였을지도 모를 장소나 행위, 그리고 그에 대한 소회도 담겨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으른 하루에 대한 예찬도 있고요. ‘자기연민과 자기애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삼십 대의 여행은 이렇군’ 하며 피식 웃어주시거나 공감해 주시기를 바라요.

  

  


▲ 지난 5월 발간된 신미정 동문의 에세이 『낯선 곳에서 굿모닝』

  

  

  

‘어쩌다 여행작가'라고 표현해주셨어요. ‘여행’, 특히 ‘혼자 하는 여행’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흔들리고 위태로운 순간, 여기만 아니면 좋겠다고 느낄 때 도망치듯 혼자 떠난 여행들이 제법 있습니다. 혼자인 게 영 외롭고 힘든 분들도 있어요. 좋은 걸 보면 그 감정을 함께 나눴을 때 배 이상의 감동을 느끼는 분들이 제 주변에도 많습니다. ‘혼자 떠나봤는데 심심해서 다신 못 가겠더라’하는 분들은 혼자서의 여행이 맞지 않는 거겠죠. 결국은 취향의 문제라고 봐요. 누군가와 일말의 부대낌 없이 여행할 수 있다면, 솔직히 부럽기도 합니다.


 여행은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입니다. 어디를 가야 할지,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든 것들에 대해 선택해야 합니다. 하늘 아래 나와 같은 사람은 없으니, 누군가와 함께하면 때로는 참아야 하고 때로는 사소하게 충돌하는 순간들이 와요. 혼자만의 여행이 좋은 건 온전히 내 취향의 것들로 매 순간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에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이 일상에서는 좀처럼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더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더라고요. 낯선 사람들과 쉽게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이방인일 때 저는 가장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곤 해요. 혼자서의 여행은 철저히 이방인이 될 기회거든요. 진짜 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나. 충분히 해 볼 가치가 있지 않나요?

  

  

  

첫 책을 제작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꽤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사실은 출판사와 계약한 게 5년 전쯤이에요. 원래는 에세이보다는 가이드북에 가까운 형태의 ‘발리’ 여행 서적을 준비하고 있었고 후반작업을 하는 단계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걸 멈추고 기다렸죠. 그러나 모두가 잘 알고 있듯, 팬데믹은 너무 길어졌고 그 새 발리의 많은 것이 변했는데 그대로 책을 낼 순 없었습니다. 올 초에 발리에 갔더니 제가 소개했던 식당이며 카페, 요가 스튜디오가 폐업했더라고요. 그래서 원고를 완전히 뒤엎었습니다. 방향을 틀어 여행에세이로 가닥을 잡았고, 사적이고 내밀한, 지난 여행의 기록을 모았죠. 요즘 MZ세대의 표현을 빌리자면, ‘오히려 좋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목을 두고도 고민이 많았어요. 출판사와도, 지인들과도 여러 후보를 놓고 의견을 나눴죠. 심지어는 제 SNS에서 투표하기도 했다니까요? (웃음) 인제 와서 생각해 보니 왜 고민했나 싶을 정도로 그냥 이 제목이 답이었네요. 저는 대체로 예민하고 때로 까칠한 사람인데 여행만 가면 한없이 친절하고 동그란 사람이 됩니다. 눈이 마주치면 이내 인사를 건네는 유형의 사람. 미소에 후한 사람이 돼요. 숙소를 나서서 만나는 누군가에게 자연스럽게 ‘굿모닝’을 하는 내가 좋습니다. 서울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주민, 회사 동료, 심지어 가족에게조차 ‘안녕하세요’, ‘잘 잤어?’, ‘좋은 아침이에요.’라고, 선뜻 인사하기 어려워요. 뭘 그리 주저하는지. 낯선 곳에서 나는 하루에도 네댓 번씩 굿모닝을 외칩니다. ‘굿모닝’ 대신 ‘올라’, ‘부에노스 디아스’, ‘신짜오’, ‘봉지아’, ‘싸와디카’도 좋아요. 모닝커피를 마시며 안부를 묻는 여유롭고 다정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세먼지 가득한 서울 하늘 아래서도, 익숙한 모두에게요.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내용은 무엇인가요?


 3년 반 동안 끝날 것 같지 않았던 팬데믹의 긴 터널을 통과하며 조심스럽게 일상을 회복한 우리에게 안부를 묻습니다. 지치고 다친 마음을 한두 번의 여행으로 모조리 이겨낼 수 있는 거라는 가당찮은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이 되어보는 일은 일상에 지친 나를 스스로 보듬어 볼 수 있는 유의미한 시간임이 분명해요. 제가 그랬듯이요.


 뜨거운 온도와 눅눅한 공기,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늘과 초록만 보고 있어도 좋은 여름입니다. 강릉, 양양, 고성. 커피 한잔을 손에 쥔 채 동쪽 바다를 옆에 끼고 하염없이 걷는 주말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아주 오랜만에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그저 모든 순간을 즐기시라 감히 말씀드리고파요. 저 역시 아주 오랜만에 하늘 위에서 맞는 한 끼가 어찌나 감동스럽던지, 뻣뻣한 모닝빵과 퍼석한 감자조차 맛있더라니까요. 기내식이 이렇게 달콤했나 싶었습니다. 캐리어도 최대한 가볍게, 비어있고 무감했던 마음을 생경하고 뜨거운 것들로 채우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우리 너무 수고했잖아요. 대단한 경험이나 발견을 기대하기보다는 ‘낯선 곳에서의 나’ 그대로를 온전히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낯선 곳에서 굿모닝 하시기를!

  

  


  

  

  

서강에서의 경험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줬다면, 관련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이따금 로욜라도서관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해 질 무렵 하늘이 실시간으로 색을 바꾸며 어두워지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했는데 아직도 그 자리는 변함이 없는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대여할 수 있는 최대치의 책을 빌리고서는 채 읽지도 못한 채 반납한 책들이 수두룩했지만, 또각거리는 구두 굽 소리를 죽여가며 조심스럽게 걷던 그 공간이 이유 없이 좋았어요. 제 이십 대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보낸 곳이니 서강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심장 언저리가 말캉해지는 느낌입니다. 치기 어린 열정과 의욕으로 충만했던 저의 스물이 거기 있고, 몇 번의 치열한 연애와 이별이 있었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언론고시를 준비했고, 자잘한 갈등과 질투, 우정과 의리 같은 것들을 치열하게 경험했죠. 동아리나 학회 활동을 하진 않았어도 후회 없는 대학 생활이었노라 할 수 있어요. 꿈을 좇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숨 쉴 수 있는 건 아름답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때처럼 줄곧 철없이 살겠노라 다짐합니다.

  

  

  

여행작가로서, 또한 프리랜서 방송인으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어쩌면 이 책은 제 이름을 걸고 나온 첫 ‘성취’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저는 항상 을도 아닌 병, 정 혹은 etc였는데 온전히 내 것, 내 이야기, 내 이름을 달고 나온 결과물이 처음이라 조금 벅차고 묘해요. 이 기분이 제법 괜찮아서 계속 내 것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이른 다짐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형태로든지요. 앞으로 제가 어떤 일에 보다 매진하게 될 지 저조차도 짐작되지 않습니다. ‘어쩌다 00’은 여전히 진행형일 테죠. 모쪼록 성취하는 삶이기를 소원합니다.

  

  

 # 삶의 방향이 달라져도 괜찮아, 전소영 동문

  

  

  

서강가젯 독자 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자타공인 ‘서강대 시조새’, ‘서강대 사랑꾼’, 전소영입니다. 서강가젯과의 인터뷰는 처음이네요. 저는 09학번 졸업생으로서 학사는 프랑스문화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을 했고, 석사는 사회학과로 입학해서 2019년에 졸업했어요. 박사과정은 2022년에 수료했습니다. 졸업한 뒤에 약 9년간의 아나운서, 기상캐스터로서의 방송 생활을 거쳐서 최근에는 대기업 인사팀으로 이직해 일하고 있습니다.

  

  


▲ 전소영 동문 (프문, 경영 09)

  

  

  

MBN, SBS 등의 방송국에서 9년 가까이 기상캐스터로 근무하시다가, 최근 전혀 다른 직업인 대기업 인사팀으로 이직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 질문을 약 3000번쯤 받은 것 같은데요! (웃음) 도대체, 왜, 굳이 잘하고 있는 방송을 접고 전혀 다른 분야인 대기업 인사팀으로 이직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후회 없이 살아보고 싶었고 한 가지 모습으로만 살고 싶지 않았어요. 방송은 제 인생에서 반 이상 꿈꿔오던 일이었고, 또 꽤 오랜 시간 동안 일주일에 6일 이상을 매일 같이하던 일이기도 했습니다. 매력적이고 재미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하게 되는 분야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방송을 잘하는 능력 이외에 제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여러 역량과 능력들을 펼쳐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 보기로 결심했고, 준비했고, 도전했습니다. 지금은 기업으로 이직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체감상은 6년 정도 흐른 것 같지만요.


 방송하는 여성에 대해 많은 사람이 흔히들 가지고 있는 편견들을 깨트려 보고 싶었습니다. 저 역시 도전하면서 걱정도 많이 되고, 두렵기도 했지만 어떤 직업, 어떤 일로서 한계 지어지는 삶 말고 ‘전소영’ 그 자체로의 분야가 되어보고 싶었어요. 저 스스로 더 목소리를 내고 싶었고, 저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방송하는 여성으로 예측할 수 있는 뻔한 삶의 경로 말고 아무도 가지 않은 저만의 길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방송하는 동안에도 늘 안주하지 않고, 대학원 공부를 이어왔고, 오랜 시간 재능 기부 강의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했습니다. 방송 이외에도 여러 활동들을 하면서 끊임없이 다음 그리고 그다음 꿈을 꾸며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최근 작가로서의 첫 에세이 『삶의 방향이 달라져도 괜찮아』를 발간하셨어요. 책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날씨를 닮은 전직 기상캐스터, 전소영의 인생 도전기’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은 날씨를 닮았거든요. 어느 때는 화창하기도, 어느 때는 흐리기도 해요. 매일매일 같은 날씨일 수 없듯, 삶의 방향은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방송은 저의 꿈을 한 단계 이뤄준 결과물이었지만 어느 순간 일이 편해졌다고 느꼈습니다. 메일 주어진 업무를 반복하며 고민하다가, 좀 더 스스로 발전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문득 방송 9년 차에 전혀 다른 곳으로 이직에 성공한 ‘날씨를 누구보다도 닮은’ 저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삶에 도전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고민한 제 솔직한 이야기와 삶의 여정을 보다 보면, 인생의 새로운 도전을 할 용기가 샘솟겠다고 생각해요. 진로를 고민하는 취업준비생과 이직, 전직하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직장인을 위한 조언을 책 한 권에 담았답니다.

  

  


▲ 지난 5월 발간된 전소영 동문의 에세이 『삶의 방향이 달라져도 괜찮아』

  

  

  

본인의 이야기와 함께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책을 발간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꿈이 많아 항상 장래 희망을 적는 칸이 부족했던 아이였어요.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꿈 많던 나는 어디로 숨어버리고, 안정과 편안함만을 추구하게 되었죠. 도전은 사치가 되어버렸고요. 하지만 인생의 방향이 바뀌면 기회가 생길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일을 해결해 나가는 게 진짜 인생을 살아가는 새로운 재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다가, 아니면 말아도 되거든요. 도전은 귀찮지만, 한 번쯤 꼭 해보고 싶고 아직 소중한 꿈을 간직한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목표와 꿈을 세우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스타일이에요. 그것을 하나하나 이루어 가며 행복감을 느끼며 인생의 내공을 쌓아가는 중인데요,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완수했죠. 그 과정에서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망설였고, 두려웠고, 힘든 시간도 많았어요. 제가 조금이나마 미리 겪었던 이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망설이고, 방황하는 누군가에게 나도 이렇게 해냈으니 할 수 있더라고 말해주고 싶었고, 삶의 방향이 조금은 달라져도, 생각한 대로 일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러 조언을 아낌없이 담았습니다.

  

  

  

첫 책을 제작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말하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는데,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더라고요. 석사 논문을 쓸 때도 힘들었는데, 책을 쓰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라 참 어려웠습니다. 온전히 나 혼자 완수해야 하는 고독한 시간이기도 했어요. 책을 쓰는 동안 마인드 컨트롤을 자주 하고 더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나의 글을 어떻게 읽을지를 계속해서 고민하다 보니 솔직한 글이 써지지 않고 자꾸 정돈된 말을 적으려고 과장하게 되더라고요. 어떤 날은 몇 페이지를 그 자리에 앉아 수월하게 썼는데, 정반대로 단 한 글자도 쓰지 못했던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편하게 먹고, ‘정말 솔직한 나의 이야기를 쓰자, 진심을 담자’고 마음 먹었어요. 그 후로는 매일 글이 술술 써져서 7개월도 안 되어 글을 완성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는 좀 빠르게 글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것 같기도 해요.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내용은 무엇인가요?


 인생은 날씨고 날씨는 곧 삶이라고 생각해요. 날씨처럼 삶은 예측할 수 없기에 설레고, 언제든지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에 나쁜 날씨는 없어요. 그러니 잠시 잠깐, 본인이 생각한 대로 일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속상해할 필요가 없고 조금 늦어도 괜찮습니다. 걷다 보면 또 다른 길이 보일 것이고, 조금 다른 길로 되돌아가면 더 좋은 방향으로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 제가 그 증인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아요. 망설이지 말고 하고 싶은 것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또 일어나 마음껏 꿈꾸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삶의 방향이 달라져도 괜찮으니까요.

  

  


  

  

  

서강에서의 경험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줬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앞에 소개에서도 자타공인 ‘서강대학교 사랑꾼’이라고 했는데요, 서강은 저에게 사랑 그 자체입니다. 학생 홍보대사인 하늬가람으로도 활동했기 때문에 더 애교심이 커진 것도 있지만, 서강에서 오랜 시간 공부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많은 동문을 만나게 되면서 애교심이 꾸준히 커졌던 것 같아요. 홍보대사뿐만 아니라, 학교 축제 MC로도 진행했었고, 공부도 오래 하고, 많은 인터뷰와 여러 진로 탐색, 취업 강의를 통해 후배들과도 자주 만나게 되면서 사회에 나온 이후에도 서강은 늘 함께였어요. 서강대학교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분위기와 학풍, 따뜻하고 안정된 느낌, 그리고 어디에서나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며 인정받는 자랑스러운 동문을 보면서 사회에서도 서강을 생각하면 언제나 든든하고 의지가 되어요. 처음 합격했던 순간부터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서강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네요. 앞으로도 쭉 서강은 저와 함께할 것 같아요.

  

  

  

작가로서, 그리고 대기업 인사팀 직장인으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주위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저의 삶을 쭉 지켜보면서 처음에는 ‘너무 사서 고생하지 말라, 제발 이제 좀 쉬어라.’라고 이야기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차곡차곡 제가 꿈을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는 이제 그다음이 기대된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아직 책을 쓴 지 얼마 안 돼서 조금 쉬어가는 단계이긴 하지만 또 다른 꿈이 생겼어요. 참 못 말리죠? (웃음) 일단은 기업 인사팀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HRD와 HRM을 아우르는 인사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박사 논문 또한 포기하지 않고 완성해서 서강대학교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다 마친 기록을 또 세우고 싶어요. 숨을 고르고 다시 또 앞으로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꿈꾸었던 여행의 순간, 그리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향해 나아간 두 동문의 이야기가 인생의 도전을 망설이는 많은 서강인에게 희망의 메세지가 되길 바란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향해 나아가며 도전하는 모두를 서강가젯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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