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이 나를 바꾼 시간 <인간소통과 미디어>편, 지식융합미디어대학 나은영 교수를 만나다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3.10.20 10:42:56
조회 2,469



  

 2021년부터 시작된 ‘서바시(서강이 나를 바꾼 시간: 졸업하기 전 꼭 들어야 할 서강의 명강의)' 프로젝트의 네번째 이야기로, 서강가젯이 함께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사회심리학자, 지식융합미디어대학 나은영 교수를 만나 <인간소통과 미디어> 강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인간소통과 미디어’ 나은영 교수님 인터뷰 영상: 서바시(서강이 나를 바꾼 시간)


  

  

  

안녕하세요 교수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강대학교에서 <인간소통과 미디어>, <미디어심리학>, <긍정 감정의 선순환을 위한 지혜> 등을 강의하고 있는 나은영 교수입니다. 반갑습니다.

  

  


▲ 나은영 교수

  

  

  

<인간소통과 미디어 >는 어떤 수업인가요?


 사람을 만나거나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심리학적 원리들과 미디어의 작용 과정을 이해해 가는 과목입니다. 각자 일상생활의 커뮤니케이션 중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고 사회 속에서 집단 간 소통이 잘 안되는 이유라든지, 소통 과정에서 착각하기 쉬운 부분, 설득 저항 등에 관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인간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요?


 인간커뮤니케이션은 사람과 사람이 정보의 흐름을 통해 의미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보가 흐른다는 것은 사람 표정을 통해 흐를 수도 있고, 중간에 있는 미디어를 통해 흐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똑같이 한국말을 할 줄 안다고 해서 다 소통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전달하는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은 부분을 공유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소통이 잘 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회심리학적 원리들이 미디어에 적용되는 대표적 예가 무엇이 있나요?


 동조라든지 확증편향, 타인의 의견을 지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착시 등 많은 원리들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동조는 명시적인 요구가 없어도 다른 사람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건데, 오프라인에서나 온라인에서나 이런 현상은 자주 발견이 됩니다. 확증편향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원래 가졌던 의견을 강화시키는 건데, 이것 또한 SNS 등 미디어를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자기 의견과 같은 의견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원래 가졌던 의견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더불어 오해나 착시는 오프라인 상에서도 발생하지만, 특히 미디어에 보이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판단할 때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서로 대립하고 있는 두 집단 사이의 의견 차이를 실제보다 더 크게 지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언론에서 집단 간 대립을 크게 강조할 때 더 그렇습니다. 의견 차이를 실제보다 더 크게 지각하면 아무래도 소통 시도를 더 꺼려하게 되고, 그러면 오해와 착시는 점점 더 커질 수 있는 것입니다.


 사회심리학 원리들 중에는 사람들 간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리들이 많은데, 요즘은 미디어를 통해서 사람들 간 관계를 맺는 상황이 많아 자연스럽게 사회심리 원리들이 미디어를 통한 소통 과정에도 잘 적용됩니다.

  

  

  

<인간소통과 미디어>라는 수업이 가진 특색은 무엇인가요


 <인간소통과 미디어> 수업은 미디어를 통해서든 아니든 ‘소통’의 원리를 잘 이해해 가는 수업입니다. 본교에서 수업할 때는 특히 ‘인간 중심성’에 초점을 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강은 제가 오기 전부터 인간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해 온 학교였습니다. 다른 학교 신문방송학과는 대개 매스컴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었고 인간커뮤니케이션을 아주 작은 부분으로 생각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 때도 본교는 인간커뮤니케이션에 상당한 비중을 두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심리학 전공자로서 커뮤니케이션학부로 왔을 때, 핵심적인 부분이 아주 잘 채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서강대에 온 지 2년째 되던 해에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본’이라는 부제목이 붙은 ⌜인간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라는 책을 쓰면서 매스커뮤니케이션도 인간커뮤니케이션 안에 포함된다는 관점을 제시했는데, 소셜미디어 시대가 되면서 이 관점이 대세가 되어서 저도 기쁩니다. 2015년에 개정판을 낼 때는 ‘소통 공간의 확장’이라는 부제목을 붙였는데, 이 역시 점점 더 인간이 소통하는 공간이 확장돼 가는 현상을 강조하고 있죠.

  

  


▲ 나은영 교수 저서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강의가 될 수 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 수업을 들으면 ‘힐링’ 된다고 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어떤 점에서 힐링이 되는 것인지 생각해 보면 아마도 이론적인 부분 이외에 인간커뮤니케이션의 실제 사례를 들면서 “우린 누구나 완전하지 않다, 지금 다 갖춘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힘든 순간이 있었다”와 같은 이야기를 할 때가 많았는데, 그것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지금 인간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고 있는 저 자신도 중학생 때까지 내성적이었던 성격을 고치고 싶어서 스스로 거울 보면서 ‘웃으면서 동시에 이야기하기’ 연습을 했다는 얘기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또 제가 서강에 온 지 3년 정도 되었을 때 대외협력처장직을 맡았는데, 그때 청년광장에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여 있는 상황에서 비전선포식 사회를 보고 난 후에 너무 긴장해서 위경련이 왔었다는 이야기도 하고… (웃음) 그만큼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고, 커뮤니케이션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는, 그런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해 주니까 공감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학생들도 스스로의 욕구를 잘 이해하고 상대의 욕구를 잘 읽어주면서,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전달한 부분이 많은 학생들에게 와 닿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과목을 들은 학생들이 배워갔으면 하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부드러운 방식으로 잘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섬세한 배려의 언어를 선택하는 지혜를 습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람이 아무리 완벽하고 객관적이려고 노력해도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자기 중심적인 편파를 가지게 되는데, 이 과목을 끝까지 수강하고 나면 이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에 조금은 더 겸손해지게 됩니다. 우리 사회를 둘러보면 자기 의견에 아주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그래서 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 과목을 전 국민의 교양과목으로 하면 좋겠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나도 틀릴 수 있다’ 그리고 ‘저 사람도 최선을 다 하고 있는 거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어도 조금은 더 상대에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 속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통들을 이해할 때에도 착시가 최소화되도록, 최대한 객관적으로 파악해서 균형을 잡는 방법을 배워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님의 삶과 학계에서의 목표는 무엇이신가요?


 제가 SNS에서 자기소개 할 때 사용하는 문구가 ‘함께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사회심리학자’입니다. 그리고 메신저 상태메시지에는 지금까지 늘 ‘소통과 나눔, 행복의 씨앗 키우기’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세상에 맑은 물을 한 방울 더해서 사회 전체의 맑은 물 비중을 높이는 것이 제 삶의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계의 목표라고 하면 저는 서강대학교에 23년 간 재직하면서 ⌜미디어심리학⌟이란 저서로 한국방송학회 저술상도 받았고, ⌜감정과 미디어⌟란 저서로 한국언론학회 희관언론상도 받았고, 우수논문상도 받았고, 너무나 영광스럽고 과분한 상들을 많이 수상해서, 더 이상의 목표가 있겠나 싶을 정도로 황송한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지금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있다면, 내 영혼이 담긴 콘텐츠와 학문적 성취들을 확산하고 전파하는 것입니다. 감정, 소통 등에 관해서 제가 평생 연구한 학술적 성과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개개인도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도 점점 더 좋은 사회가 되는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일환으로 요즘도 소통 방법이나 설득과 중재, 리더십과 조직문화, 긍정 감정의 선순환을 위한 지혜 등등 특강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번 학기에는 15주 분량의 <미디어심리학> K-MOOC 강의영상도 찍고 있습니다.

  

  


  

  

  

인간소통과 미디어를 수강하는, 그리고 수강할 학생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이 세상에 저절로 얻어지는 건 없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주변의 누군가가 부러울 만큼의 성취를 이루었다면, 그만큼 힘든 과정이 반드시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학 생활은 1년 1년이 매우 소중하고,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으니 첫 시도를 두려워하지 말고 서강에 있는 동안 많은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재목으로 크게 성장해 가길 바랍니다.

  

  

 학문의 경계를 넘어 끊임없이 도전하고 연구하는 나은영 교수님이 전하는 인간심리학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현 시대에서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볼 기회를 준다. 보다 많은 학우들이 <인간소통과 미디어> 강의를 통해 ‘힐링’할 수 있기를 바라며, 서강의 명강의를 찾아가는 여정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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