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새롭게, 그리고 함께, 2021 하비에르 Immersion ‘제주, 순례의 길’
작성자 서강가젯(Sogang gazette)
작성일 2021.07.29 11:07:25
조회 1,092



  

 여기, 조금 특별하게 여름을 시작한 학생들이 있다. 바로 2021 하비에르 Immersion ‘제주, 순례의 길’ 참가자들이다. 누군가는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하고, 누군가는 외면해온 문제와 마주할 용기를 얻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은 제주에서의 일주일. 모든 것을 새롭게, 그리고 함께 바라본 ‘제주, 순례의 길’ 여정을 서강가젯이 담아보았다.

  

  


▲ 2021 하비에르 Immersion ‘제주, 순례의 길’ 단체사진

  

  

 본교 이냐시오 인재센터는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1일까지 2주간 ‘2021 하비에르 Immersion 제주, 순례의 길’ (이하 제주 Immersion)을 진행했다. 이는 본교 이냐시오 인재센터에서 매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해외 봉사 프로그램을 ‘코로나19’ 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게 국내 프로그램으로 전환한 것으로, 올여름 제주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었다. 지금부터 특별한 여름으로 학생들을 초대한 제주 Immersion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 전 과정을 함께 되짚어보자.

  

  

 # 성 이냐시오 회심 500주년, 이냐시오의 해

  

 예수회는 2021년 5월 20일, ‘이냐시오의 해’를 선포했다. ‘이냐시오의 해’는 성 이냐시오의 회심 500주년을 기념해 지정한 것으로, 2022년 7월 31일까지 1년간 이어진다. 특히 5월 20일 스페인 팜플로나에서 봉헌되는 미사를 시작으로 미국 보스턴 컬리지, 조지타운 대학교를 포함한 전 세계 200여개 예수회 대학에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보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젊은이들과 함께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이는 군인이었던 이냐시오가 스페인 팜플로나 전투에서 입은 부상을 계기로 하느님께 돌아서면서, 변화된 관점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 ‘회심’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본교 교목처 또한 이냐시오의 해를 맞이하여, 학생들과 함께 오늘날 청년들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회심의 순간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주 Immersion과 같은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마련하였다.

  

  

 # ‘제주, 순례의 길’, 생태적 회심으로의 초대

  


▲ 강정해군기지미사 (가운데 교목처장 김상용 신부)

  

  

 이번 제주 Immersion의 테마는 ‘생태적 회심’이었다. 이는 참가자들이 생태적 보고인 제주의 자연 속에서 자신, 타인 그리고 세상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희망하는 뜻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보기’라는 주제를 선정한 결과이다. 특히 이를 통해 모인 학생들이 우리 시대의 과제인 기후 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함께 마음을 모아 진정한 생태적 회심을 실천하는 출발점에 설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교목처장 겸 이냐시오 인재센터 소장 김상용 신부는 “이냐시오 인재센터와 교목처가 협업하여 마련한 제주 Immersion 프로그램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의 집인 지구에서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스스로 묻고, 상처받은 지역을 방문하여 대지를 위로하는 행위를 통해 서강의 청년들이 그동안 이러한 문제들에 있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살아왔는지 성찰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제주 내에서도 생태 보전 운동이 십여 년째 이어지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를 베이스캠프로 삼아, ‘생태’, ‘평화’, ‘순례’의 세 가지 갈래로 프로그램을 진행해나갔다.

  

\ 생태  
먼저 제주의 자연과 마주한 학생들은 베이스캠프에 머무르며 강정 마을에 세워진 해군기지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의 맥락을 파악하고 이해했다. 특히 생태 보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활동가들을 직접 만나 아침 백배, 천막 미사와 묵주기도, 인간 띠 잇기 등의 구체적인 활동들에 함께 참여했다. 또한 강정마을 생태천 탐방, 생태 특강 농촌 봉사활동을 통해 제주의 생태계를 더 가까이에서 체험했다.


\ 평화  
나아가 이들은 제주의 가슴 아픈 역사인 4.3 사건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4.3 평화 공원과 일제 강점기 당시 지어진 알뜨르 비행장을 방문하여 평화의 의미를 새기고 제주의 역사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 순례  
위의 두 주제를 아우르는 마지막 갈래는 바로 ‘순례’이다. 제주 Immersion에 참여한 학생들은 반드시 이틀간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순례해야 했는데, 학생들은 소그룹으로 나뉘어 자율적으로 루트를 구성하며 본인들만의 순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처럼 참가자들이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참여했다는 점에서 ‘순례’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순례길은 4.3 평화 공원과 알뜨르 비행장, 용수성지를 방문하고, 해당 장소들을 중심으로 제주의 작은 마을들과 해안선을 따라가는 올레길로 이루어졌다.


  

  

 # 모든 것을 새롭게, 그리고 함께 바라보다

  

 코로나19로 인해 활동 범위가 축소되고, 관계의 단절을 겪고 있는 대학 사회에서 제주 Immersion은 코로나 위험요소들을 최대한 예방하여, 학생들의 대면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었다. 제주 Immersion의 모든 활동은 코로나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이루어졌으며, 참가 학생들은 2~3명씩 나뉘어 조별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이처럼 이번 제주 Immersion은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 속에 안전하게 진행되었다.


 이에 대해 김상용 신부는 “코로나19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방역 준수’라는 공동체의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동시에, 시대적 요청인 ‘생태적 참여’에 대한 역동적인 활동을 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 시대를 살아가고 또 앞으로 도래할 미래의 일들에 책임감을 가져야 할 서강의 청년들이 예수회 교육 이념의 핵심 가치인 ‘희망할 수 없는 환경에서 희망하는’ 꿈을 실현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라며 제주 Immersion이 모두에게 소중한 경험으로 남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 (왼쪽부터)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 앞 학생들, 올레길을 걷고 있는 학생

  

  

 특히 21학번 신입생들에게 이번 제주 Immersion의 기억은 더욱 특별하다. 대학에 입학한 후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교내외 활동을 자유롭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에게 제주도로 떠난 7박 8일간의 순례 여정은 이례적이고 뜻 깊은 시간일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전인주 학생(경영 21)은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생이 된 후에도 무기력하게 생활하던 내게 자기성찰과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신입생 뿐만 아니라 재학생들에게도 이번 활동은 의미가 깊다. 이시영 학생(경제 20)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생태, 환경, 종교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기존의 생각들을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며 함께한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백경호 학생(미문 16)은 앞으로 환경을 지켜나가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들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원 학생(수학 18) 역시 모른 척 외면하던 문제들을 직시하고자 참가한 제주 Immersion에서의 경험을 통해 당연하게 누려온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았으며, 이후 실제 생활에서도 꾸준히 생태적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2021 하비에르 Immersion - 제주, 순례의 길’로 서강은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여름을 맞이했다. 앞으로 따로 또 함께 걸어갈 길 위에서, 이 여름의 시간들은 언제나 희망과 용기의 기억으로 남아 푸르게 빛나길, 서강가젯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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